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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은 겨울새 되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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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2017.10.27 작성자 no_profile 노코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좋아요 0 조회수 237 댓글 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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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은 겨울새 되어             -김녹촌-

 

맨 먼저 이 강산에

봄을 알리고

어두운 겨울을 깨우는

종달새야.

 

지금은

매서운 눈보라에

꽃도 나비도 짓밟혀

숨죽은 땅

외로운 겨울새 되어,

 

붓꺾은 시인처럼

헐벗은 채

들녘으로만

숨어 다니는

종달새야.

 

아당스레 깝신대던

꾀꼴새도

뻐꾸기도

다 바람 따라

가 버리고 없지만,

 

너만 혼자 남아

눈 덮인 논두렁

마른 풀 양지쪽에서

웅송거리며

언 발을 녹이다가,

 

겨울에도 파란

보리밭에서

땅 속으로 스미는

봄을 엿보고

삣 삣 녹쓴 목청

가다듬어 보다가.

 

함부로 총을 겨누는

우리들이 성가셔

찬바람 하늘 가로

쓸쓸히 피해 다니는

종달새야.

 

너의 그

치렁치렁한 목소리

다시 푸른 하늘에

빛살처럼

울려 퍼지는 날,

 

아!

이 강산엔

너의 노래 소리만큼

화창한 봄이

기어코

기어코

찾아오리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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